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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짜오! 응우엔

집짖기 중 응우엔과<미디어 타임즈>
[미디어 타임즈 = 배수남 기자]


“여기서 뵙는 게 좋겠습니다. 들어오지 마세요. 비가 들어와 바닥이 축축합니다. 맨발로 들어오면 양말이 젖을 수도 있고, 뱀이 나와 물릴 수도 있어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오후,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아 더욱 어두웠던 집 앞에서 처음으로 만난 응우옌. 2016년 8월, 내 인생을 바꾼 특별한 봉사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녀가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하자 문을 열고 나온 그녀는 우리를 보는 순간 눈물을 글썽거렸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려고 “신짜오(베트남 인사말)”를 계속 되뇌이고 갔는데, 그녀의 모습을 보는 순간 우리는 아무 말이 없이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녀가 살고 있는 곳은 사찰 뒤, 창고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방과 화장실의 구분이 없고, 물이 빠지는 곳도 없어 바닥은 늘 축축하고 매퀘한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오갈 데 없는 빈민들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곳입니다. 그녀는 그곳에서 장애를 가진 딸과 어린 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싱글맘이었습니다. Warm steel 로 이어진 응우옌(Nguyen)과 오빠들의 이야기


2016 포스코1%나눔재단 ANNUAL REPORT “아무도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한국에서 오셨다고요? 그렇게 머나먼 타국에서 외롭고 힘든 저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안해 본 일이 없지요. 장애를 가진 딸을 키우며, 어린 아들까지 태어나자 남편은 떠나버렸습니다. 혼자서 아이들과 살아보려고 지난 7년 동안 공사장에서 막일을 해왔습니다.” 그녀는 계속 고맙다는 말과 함께 연신 고개를 숙이다 결국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습니다.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은 가득했지만 초면에 민폐가 될 거 같아 마음으로만 그녀를 꽉 안아주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외롭고 추웠던 그녀의 마음을 달랠 그녀와 그녀 가족만의 따뜻한 스틸하우스를 우리 손으로 반드시 지어주고 말겠다는 결심을 하고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다음날, 눈을 비비며 찾아간 베트남 포스코 스틸 빌리지 현장에 그녀는 벌써 와 있었습니다. 전 날보다 밝은 모습의 그녀는 기대감에 가득찬 얼굴로 장갑 등 건축 기구와 물을 나눠주었습니다. 난생 처음 해 보는 집짓기는 쉽지 않더군요. 무더위에 땀이 흘러 눈이 따갑고, 온 몸은 욱씬거렸습니다. 그러나, 아무 말도 없이 벽돌과 시멘트를 나르고, 연장을 정리하고, 쉴 틈도 없이 바닥을 쓸어대는 그녀를 보며, 우리도 쉴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연약한 그녀가 걱정이 되었죠. 우리가 할 테니 좀 쉬라는 데도 웃기만 할 뿐 말은 듣지 않는 고집쟁이(?) 그녀의 간절함 때문이었을까요? 우리도 거의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그녀 가족의 보금자리를 만들었죠. 비가 몰아쳐도 물이 새지 않고, 바람이 불어도 무너지지 않을, 그런 튼튼하고 안전한 집을 그녀와 우리는 함께 지어 나갔습니다. 집을 짓는 4일 동안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녀와 많은 소통을 하며, 우리 모두는 그녀와 그녀 아이들의 행복을 간절히 바라는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힘들긴요. 혼자가 아닌걸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우리 아이들이 살 집을 지어 주시고 있잖아요. 그 집에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 상상을 하면 쉬지 않고 일해도 전혀 힘들지가 않습니다.” 돌아오는 마지막 날 그녀의 사진을 중앙에 넣고, 우리들의 사진을 뺑 둘러 붙인 액자를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말해주었죠. “응우옌! 앞으로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의 몸은 비록 한국에 가지만, 11명의 오빠들 모두 마음은 여기에 남아 응우옌과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며 지켜줄께요. 누구라도 괴롭히면 이야기해요” 그녀는 마치 우리 말을 다 알아들은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또 한번 눈물을 펑펑 쏟아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마음으로만 안아주었는데, 이번에는 11명의 오빠들이 우리 여동생인 그녀를 모두 꼭 안아 주었습니다. 그녀의 아이들과 함께 말이죠. 그녀는 손을 흔들며 우리에게 말했습니다. “오빠들 꼭 다시 베트남에 와주세요. 다음에 오실 때는 제가 우리집에서 한국음식을 대접할게요” 차갑다고 생각했던 철(steel)이 POSCO Steel Village에 살게 될 희망으로 그녀에게는 따뜻한 희망의 철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떠나왔던 길을 다시 갑니다. 언니, 오빠들이 왔던길을 되 돌아 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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