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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부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환영인파를 향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타임즈> |
[미디어타임즈= 신정식 기자]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국민대통합과 정치교체를 기치로 내걸고 12일 오후 5시 40분께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F게이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의 등장에 지지자들의 환호성이 인천공항에 울려 퍼졌다. 특히 반 전 총장의 귀국연설 행사는 대선 출마 선언식을 방불케 했다.
검은색 구두와 정장을 맞춰 입은 반 전 총장은 지지자들의 꽃목걸이를 건네 받은 뒤 단상에 올랐다. 단상에 선 반 전 총장은 마이크를 쥐고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원고를 읽지 않은 채 연설을 시작했다. 지지자들은 반 전 총장의 이야기가 멈출 때마다 박수와 환호성을 질렀다.
유엔 사무총장에 오른 2007년 이래 10년 만의 자연인 신분 귀향이지만 반 전 총장은 귀국 전 사실상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혀 앞으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뛰어들 전망이다.
그의 한국행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한 대선 지형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반 전 총장은 당분간 제3지대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지만, 반 전 총장의 귀국은 여야를 불문하고 정당 간 합종연횡 등 정계개편의 촉발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가진 귀국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겪은 여러 경험과 식견을 갖고 젊은이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며 "저는 분명히 제 한 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고 이미 말씀드렸고 그 마음에 변함없다"고 대선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현재 한국 상황을 총체적 난관이라고 규정한 뒤 "부의 양극화,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며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패권과 기득권은 더이상 안된다"며 "우리 사회 지도자 모두 책임이 있다. 이들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 그리고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을 헐뜯고 소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권력을 쟁취하겠다, 그런 것이 권력의지라면 저는 권력의지가 없다"며 "오로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몸을 불사를 의지가 있느냐, 그런 의지라면 얼마든지 저는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호소했다.
반 전 총장은 '정치교체'를 키워드로 기성정치권에 대한 불신감을 표시하면서 강한 권력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제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우리 사회의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에 대해서 그 해법을 같이 찾아야 한다"며 "정권을 누가 잡느냐, 그것이 무엇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쟁으로 나라와 사회가 더 분열되는 것은 민족적 재앙이다. 우리에게는 더이상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라며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유감스럽게도 정치권은 아직도 광장의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이해 관계만을 따지고 있다. 정말로 개탄할 일"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시위를 의식한 듯 "역사는 2016년을 기억할 것이다. 광장의 민심이 만들어낸 기적,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하나가 됐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광장에서 표출된 국민의 여망을 결코 잊으면 안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은 또 박연차 회장 23만달러 수수 등 자신의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는데, "박연차 씨가 나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하는 자체가 이해할 수 없고 이름이 거론되는 것도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또 위안부 합의에 대한 반기문 전 총장의 입장을 밝혀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분쟁이 있는 당사국들이 협상을 통해서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양국 간에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에 환영하고 격려해왔다"며 "그런 맥락에서 한·일 양국 간에 오랫동안 현안이 됐던 이 문제에 대해서 합의가 이뤄진 것을 환영한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다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이런 수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최근에 부산의 소녀상 건립과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가 이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문제는 근시안적으로 보면 안 되고, 과거를 직시한 뒤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발전되고 합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또 유엔 사무총장은 선출직에 출마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유엔 조항이 있는데, 대권 출마가 유엔 협약 위반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아주 유권적인 답변은 유엔 당국에서 할 것으로 저는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저의 어떤 정치적인 행보, 특히 선출직과 관련된 정치 행보를 막는 그런 조항은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 해석을 했을 때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본다. 이 문제를 자꾸 거론 하는 것에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국내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좀 실망스럽다"며 "아마 어떤 국회의원 분이나 또 언론에서 문의를 했을 때 중앙선관위는 공직선거법과 관련해 ‘분명히 자격이 된다’고 몇 번이고 유권해석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그 문제를 가지고 나온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공정한 언론이나 여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행보에 대해 "귀국 후 국민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갖겠다고 늘 말씀드려왔다. 내일부터 그 기회를 갖겠다"며 "겸허한 마음으로 제가 사심없는 결정을 하겠다. 그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공항철도로 서울역까지 이동해 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을 만난 뒤 승용차 편으로 사당동 자택으로 향했다.
그는 13일 오전 국립현충원에서 역대 대통령의 묘역을 모두 참배하고 사당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등록 신고를 할 예정이다.
또 14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충북 음성의 선영을 둘러보고 충북 청주의 모친 자택을 방문한 뒤 전국을 순회하는 '민심청취' 행보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반 전 총장은 당분간 '국민대통합' 행보에 치중한 뒤 설 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정치권과의 접촉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귀국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일제히 '반기문'을 연호했다. 그의 표정과 행동이 변화할 때 백여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켜지면서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입국으로 인천국제공항은 대혼란을 빚었다. 500여명의 지지자와 200여명의 취재진이 서로 엉키면서 실무팀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시민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반 전 총장이 퇴근길에 지하철을 타기로 하면서 '민폐행보'라는 비판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반 전 총장이 귀국 연설 직후 공항 내 편의점으로 들어서자 취재진과 지지자들도 함께 들어서면서 편의점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100여명의 사람들이 편의점으로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편의점 물품은 훼손되는가 하면 일부 시민들은 황급히 도망치기도 했다.
또한 반 전 총장의 위안부 합의 발언을 문제삼고 나선 시민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몸싸움도 벌어졌다. 반 전 총장 지지자들이 '위안부 합의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나온 시민을 향해 욕설을 하며 이들을 밀쳤다.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인천국제공항 귀국 인사말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10년간 UN 사무총장직을 마치고 그토록 그리워하던 고국의 품에 돌아왔습니다. 따뜻하게 환영해 주셔서 거듭 감사드립니다.
저는 UN 사무총장으로서 인류의 평화와 약자의 인권 보호, 가난한 나라의 개발, 기후변화 대처, 양성평등을 위해서 지난 10년간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지난 10년은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전쟁의 참화를 통해서 우리의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고 또 이런 것이 국민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몸소 터득했습니다.
성공한 나라는 왜 성공했는지 그리고 실패한 나라는 왜 실패했는지 그런 걸 제가 가까이에서 지켜보았습니다. 지도자의 실패가 민생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것도 제가 손수 보고 느꼈습니다.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우리의 안보, 경제, 통상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해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를 더욱더 공고히 해서 여기에 따르는 우리가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습니다. 10년 만에 고국에 돌아와서 이 조국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고 저의 마음은 대단히 무겁습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그동안 우리가 이룩한 국제적 위상 뒤에는 그만큼 길게 드리워진 그림자가 누워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라는 갈갈이 찢어지고 경제는 활력을 잃고 사회는 부조리와 부정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젊은이의 꿈은 꺾이고 폐습과 불의는 일상처럼 우리 곁에 버티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관이라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민생이 흔들리는 발전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부의 양극화,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을 끝내야 합니다.
국민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합니다. 패권과 기득권 더 이상 안 됩니다. 우리 사회 지도자 모두가 책임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 이제는 책임감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 그리고 희생정신이 필요합니다.
우리 젊은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의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하고 제가 UN 사무총장으로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과 식견을 가지고 젊은이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서 길잡이 노릇을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이 난국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슬기와 용기, 단합된 힘으로 이겨낸 그런 유전자가 우리 몸에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간 저는 UN사무총장으로서 쌓아온 국제적 경험과 식견을 어떻게 나라를 위해서 활용할 수 있을까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뇌해 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권력 의지가 있느냐 이렇게 물어봤습니다.
그분들이 말씀을 하신 권력의지가 이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서 다시 세계 일류 국가로 만드는 데 노력을 하는 그런 의지가 있다면 저는 분명히 제 한몸을 불사지를 각오가 돼 있다고 이미 말씀을 드렸고 그 마음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이 말씀을 하시는 권력의지가 소위 남을 헐뜯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정권을 쟁취하겠다, 권력을 쟁취하겠다 그런 것이 권력 의지라면 저는 권력 의지가 없습니다.
오로지 국민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한 몸을 불사를 용의가 있느냐, 그런 의지라면 얼마든지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간 지극히 편파적인 이익을 앞세워서 일부 인사들이 보여준 태도, UN과 제 가슴에 큰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헌신하고자 하는 저의 진정성, 명예 또 UN의 이상까지 짓밟는 이런 행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10년간 세계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가난하고 병들고 악재에 시달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권과 존엄을 보호하면서 약자를 대변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했습니다.
힘이 없어 자기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사람의 보호자가 되었고 목소리가 없는 사람의 목소리가 되어 왔습니다. 어디를 가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그 사회의 지도자가 마땅히 해야 될 일을 제가 늘 촉구했습니다.
이제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우리 사회의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에 대해서 해법을 같이 찾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권을 누가 잡느냐 그것이 무엇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다 우리 대한민국 한나라, 한민족입니다.
전쟁으로 나라와 사회가 분열되는 것은 민족적 재앙입니다. 우리에게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닙니다.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 교체가 이뤄져야 될 때라고 생각을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정치권은 아직도 광장의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이해관계만을 따지고 있습니다.
정말로 개탄할 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의 귀국 즈음해서 제 개인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고 또 방송이나 신문에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진실과는 전혀 관계없다, 그동안 저의 경험과 식견을 정치 참여를 통해서 조국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저의 순수하고 참된 소박한 뜻을 왜곡 폄훼하는 내용들이었습니다.
지난 50여 년간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UN에서 국가와 민족, 세계 일류를 위해서 공직자로서 일하는 가운데 양심에 부끄러운 일이 없다, 이런 점을 제가 다시 한 번 명백하게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그동안 귀국 후 국민 여러분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갖겠다고 늘 말씀을 드려왔습니다. 내일부터 그 기회를 갖겠습니다. 그리고 겸허한 마음으로 제가 사심 없는 결정을 하겠습니다. 그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역사는 2016년을 기억할 것입니다. 광장의 민심이 만들어낸 기적,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하나가 되었던 좋은 국민을 기억할 것입니다.
광장에서 표출된 국민의 여망을 결코 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정유년 새해 우리의 의지는 희망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그 어떤 나라도 아닌 진짜 좋은 나라, 진짜 좋은 국민을 위해서 우리 같이 노력합시다.
저는 아까도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한국 국민이 과거에 수많은 위기를 당하면서 그때마다 우리 국민 특유의 저력, 용기를 발휘한 것을 보아왔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국민의 애국심을 깊이 믿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저는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 국민이 잠시 서로 이견이 있고 또 다툼이 있지만 이런 정쟁을 중단하고 우리 국민 본래의 뜻과 결의 그리고 애국심을 발휘한다면 마치 아침 새벽의 태양이 어둠을 뚫고 솟아나듯이 다시 밝은 새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국민 여러분, 용기를 잃지 마십시오. 용기를 가지십시오. 우리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힘을 합치면 불가능은 없습니다.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따뜻하게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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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7-01-12 20:2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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